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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면의 우주 제1장 – 떠남

by 우연수집 2025. 2. 3.
새벽의 어스름한 빛이 창문을 스치며, 서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의 눈은 아직도 꿈속에서 만났던 별들의 춤을 잊지 못한 채, 현실과 꿈이 뒤섞인 듯한 기분 속에 있었다. 우주선이 출발하기 전 마지막 준비를 마친 지금, 서윤의 가슴은 두려움과 기대,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으로 요동쳤다.
연구소를 나서는 발걸음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어릴 적 창가에 앉아 별을 바라보던 시간, 대학 시절 심리학 책장을 뒤지며 인간의 무의식에 매료되었던 순간들, 그리고 연구실에서 밤새도록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며 불안과 호기심이 공존했던 나날들. 지금 이 모든 기억이 한데 모여, 서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연구소 주 출입문 앞, 이미 출발 준비를 마친 동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묻어 있었지만, 모두가 한 가지 공통된 목표를 향해 있었다. 서윤은 동료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며, 자신이 품은 심리학적 탐구와 우주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우리 모두, 이 어둠 속에 숨겨진 빛을 찾아내야 해.”
한 동료의 조용한 외침이 공기를 채웠고, 그 말은 마치 우주의 속삭임처럼 서윤의 귀에 울려 퍼졌다.
마침내, 서윤과 동료들은 우주선 탑승구 앞에 줄지어 섰다. 우주선 내부는 차분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고, 각종 기계음과 디지털 계기판의 불빛들이 미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서윤은 좌석에 앉자마자 창밖을 바라보며, 이제 곧 떠날 지구와 그리운 모든 것들을 잠시 뒤로 한 채 미지의 우주로 향할 준비를 했다.
우주선이 서서히 이륙하기 시작하자, 서윤은 몸을 좌석에 더욱 깊이 기댔다. 진동과 함께 느껴지는 엔진의 힘은 마치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의 파동처럼 그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지구는 점점 작아지며, 마치 과거의 기억처럼 멀어져 갔다. “나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그녀의 속마음에는 아련한 그리움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번갈아 밀려왔다.
비행 중, 서윤은 우주선의 작은 창가 자리에 앉아 별빛을 바라보았다. 무중력의 공간에서 떠다니는 작은 물방울처럼, 그녀의 생각들도 자유롭게 흩어졌다. 그녀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주와 자신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우주와 내 내면은 닮아 있는 것일지도…”
자연스레 떠오른 그 물음은 그녀로 하여금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자아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마주하게 만들었다.
우주선 내부의 정적 속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동료들의 짧은 대화와 웃음소리, 그리고 각종 기계음은 서윤에게 한편으로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녀는 동료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긴 여정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그녀는 내면의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질문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 안의 우주는 과연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을까?”
그녀의 눈동자는 별빛 속에서 반짝이는 무수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잠시 후, 우주선은 완전히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무한한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우주의 항로에 들어섰다. 창밖으로 펼쳐진 은하들의 장관은 서윤에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우주의 광활한 풍경은 그녀의 심리적 여정과도 닮아 있었다. 한없이 넓은 공간 속에서 자신이 느낀 작은 고독과 동시에, 내면의 모든 감정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복잡한 우주를 보았다.
그녀는 우주선의 조용한 통로를 걸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이 여정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숨은 진실과 마주하는 길이다.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며, 나만의 별을 찾아낼 것이다.”
서윤의 마음속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확고한 의지가 자리 잡았다.
그렇게, 서윤과 동료들은 새로운 여정을 향해 나아갔다. 떠남의 순간은 단순히 지구를 벗어나는 것을 넘어, 각자의 내면 속에 감춰진 이야기와 감정을 마주하는 새로운 시작이었음을, 서윤은 직감했다. 우주선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처럼 뻗어나갔고, 그 빛은 서윤의 내면과 외부 우주를 하나로 묶는 매개체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서윤은 속으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내가 가야 할 길은, 내 안의 우주를 밝혀 나가는 길이다.”
우주선이 우주의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서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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